당연한 얘기이기는 하지만, 늘 가지고 있는 많은 것보다 결핍된 작은 것들 때문에 쉽게 평정을 잃고는 한다.
요즘 역시 객관적으로는 좋은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현명하지 못함을 일깨우는 사건이라든지, 의도와는 다르게 풀리는 사소한 것들 때문에 역시나 좋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늘 이렇다는 것도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때라는 것은 없을 테니까.)
갈등에 맞설 것인가, 피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비겁한 나는 대개 피하는 쪽을 택한다.
미봉책일 수도 있고,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지만, 미봉책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벗어나고는 싶었다.
나는 손 쉬운 도피를 선택했다. 그러나 딱히 엄청나게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지정생존자는 괜찮았다. 괜찮았다는 표현보다 좋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하지만 도피를 위한 선택인데 너무 무겁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뭔가 아무 생각없이, 하하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슈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틀렸다.
매회 암기력만 좋은(머리가 좋다고는 전혀 할 수 없다)한 남자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의아하다.
똑똑하고 유머있고, 심지어 이해심도 넓은 선배가 무한한 애정으로 품어주는데, 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사건, 사고를 만든다.
(그러면서, 항상 자기가 언성을 높힌다.)
무플이 제일 안 좋다더니, 악플도 반응이라고,
나는 매회 마음 속으로 악플 달며 보았고, 그리고 시즌 1이 끝났다.
도피는 적당히 실패했다. 역시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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